나의 글씨체, 나의 성격을 말하다
오늘은 나를 닮은 글씨, 즉 손글씨 족 본인의 자아와 개성을 찾기에 대한 글을 작성해볼게요.
나의 글씨체, 나의 성격을 말하다
어느 날, 문득 오래된 노트를 꺼내보니 내가 썼던 글씨가 생소하게 느껴졌어요. 분명 내가 쓴 건데도 한참을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손글씨란 단지 정보 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흔적이라는 걸요.
사람마다 말투가 다르듯 글씨체도 제각각입니다. 어떤 사람은 곡선을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은 각지고 날카로운 필체를 갖고 있죠. 문장을 쓰는 간격, 강약, 심지어 줄을 벗어나는 습관까지—이 모든 것이 글씨를 쓰는 사람의 성향과 감정을 은근하게 드러냅니다.
그래서인지 심리학자들은 손글씨를 분석해 성격을 파악하기도 해요. 이를 ‘그래포로지(graphology)’라고 하죠. 물론 과학적 논란도 있지만, 글씨체에서 나타나는 자신만의 습관은 무시할 수 없는 ‘자기표현’임에는 분명합니다. 손글씨는 자신의 무의식이 드러나는 또 하나의 언어인 셈이에요.
‘예쁜 글씨’보다 중요한 것: 불완전함의 미학
SNS에는 ‘예쁜 글씨’를 연습하는 영상이나 자료가 넘쳐나죠. 다듬어진 캘리그래피, 보기 좋은 글씨체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정말 글씨는 예뻐야만 가치가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조금 서툴고 비틀어진 글씨일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믿습니다. 완벽하지 않기에 더 인간적이고, 기계가 흉내 내기 어려운 감정이 묻어 있기 때문이죠.
예전에 할머니께 받은 손편지가 생각납니다. 흐릿하게 떨리는 글씨였지만, 그 안엔 세심한 마음과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어요. 그 어떤 세련된 활자보다도 더 감동적이었죠.
우리는 종종 남과 비교하며 ‘내 글씨는 예쁘지 않아서’라는 이유로 펜을 내려놓곤 합니다. 하지만 손글씨는 누군가의 눈에 띄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에요. 그 자체로 나만의 자취이자, 진심을 담는 그릇입니다.
나만의 손글씨, 나만의 브랜드가 되다
요즘은 자기만의 손글씨를 디지털 폰트로 제작해 ‘나만의 브랜드’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메모지, 스티커, 다이어리, 웹 콘텐츠에까지 자신만의 필체를 녹여 넣고, 어떤 이들은 이를 수익화하기도 하죠.
이처럼 손글씨는 개인의 개성을 가장 진하게 담아낼 수 있는 도구이자, 다른 누구도 복제할 수 없는 ‘아이덴티티’입니다. 실제로 어떤 브랜드는 대표자의 손글씨를 로고나 패키징에 적용해 더욱 따뜻한 감성을 전달하기도 해요.
저 역시 최근에 제 글씨로 폰트를 제작해보았는데요, 처음엔 창피했던 글씨가 어느 순간 ‘나만의 목소리’가 되어주는 경험을 했어요. 단순히 ‘정보 전달’이 아닌, ‘감성 표현’의 수단으로서 글씨를 바라보니 내가 더 풍부한 사람으로 느껴졌달까요.
누구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손글씨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것은 곧 자신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얼굴입니다.